작년 12월 국민신문고에는 의약품 오남용 및 부작용 문제 해결을 위한 No-Side Effects라는 청원이 접수됐습니다. 이 청원에 따르면 연간 20만명이 약물 오남용을 하며, 이로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손실이 연 5,300억에 달한다고 합니다. 또 청원인이 직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설명서를 한번이라도 읽어본 경험이 있는 학생은 59%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이에 청원인은 약의 표지에 QR코드를 부착해 약학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약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하자는 청원을 접수한 것입니다.
▼청원이 접수되자 식약청에서는 의약품에 기재 내용을 스마트폰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의약품 QR코드 모델을 연내 개발하기로 합니다. 따라서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약의 효능 및 용법을 확인할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. 또한 문제가 발생한 약은 QR로 조회하면 회수대상이란 안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남용 문제를 크게 개선할 수 있을것으로 보입니다. 식약청에서는 이를 위해 표준서식을 정립하고 약의 효능과 용법을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재정비하기로 했습니다.
▼하지만 우리나라 보다 한발 더 앞선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하는 곳이 있습니다.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연구팀은 QR코드 자체를 약으로 만드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. 이렇게 되면 약 자체가 설명서(QR)이자 약이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식약청에서 추진하는 QR설명서 부착정책보다 한발 더 앞선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.
▼코펜하겐대학은 발표한 논문에서 약이 들어있는 특수잉크로 QR코드를 인쇄하기 위해 진행된 연구의 내용이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. 논문에 따르면 잉크에 포함된 약의 성분은 환자별 맞춤으로 혼합하여 제작할 수 있으며 인쇄된 QR코드를 조회하면 어떤환자를 위해 만들어 졌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. 이렇게 되면 병원에서 간호사가 약을 잘못 투약하는 일도 줄일 수 있습니다.
▼사람의 소화기관은 종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QR 인쇄는 특수제작된 식용종이가 사용됐습니다. 이 종이는 인쇄시 구겨지거나 잉크가 번지지 않는 재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. 따라서 이 기술이 상용화 되면 앞으로 마치 즉석 사진을 찍는 것처럼 약국에서 약을 조제받는 대신, 컴퓨터에 처방전을 넣으면 프린터가 즉석에서 약을 인쇄해 주는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입니다. 아직까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해야할 문제점들이 남아있지만 이런기술의 발달은 약사라는 직업을 위기에 빠트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입니다.